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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상위 20%, 중상류층이다. 중상류층이 어떻게 집단화되어 하위 80%와 소득 격차를 벌리고 계층 이동을 허용하지 않는지를 자세히 담았다. 그리고 중상류층에게 특권을 인정하고 성찰해서 아메리칸 드림을 하위 80%와 공유하자는 요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가 겹쳐 보였다. 첫 번째로는 유리바닥으로 인한 하향 이동성이 아주 낮다. 지연, 혈연, 학연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취업 사례다. 유리바닥은 개인의 삶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한 부모가 깔아 준 1cm 두께의 유리바닥은 중상류층 부모들이 겹겹이 깔아 10m의 단단한 유리바닥을 만든다. 이건 쉽게 바꿀 수 없는 사회구조가 된다. 밑으로 내려가는 사람이 있어야 올라가는 사람도 있는 건데 견고한 유리바닥은 뚫기가 아주 어렵다. 이것은 유능한 인재가 올라오는 것을 막고 내려갈 만한 능력의 사람도 중상류층에 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사회 발전도 가로막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능력 본위 사회는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만 보는 것이다. 능력이 세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개인주의 문화와 결합했을 때 더 큰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는 덜하지만 개인주의 문화가 팽배해지면 능력이 없는 건 자기 탓, 남이 성공한 건 능력이 뛰어난 덕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최근 정치사회학 강의에서 구조 탓을 하는 개인들이 모여야 조직화되어 사회운동을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개인 탓을 하는 사회에서는 소득 불평등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논의할 수 없다. 그래서 개인주의가 계급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느꼈다. 세 번째로는 책에서 깊게 다루진 않았지만 교수, 기자 이런 직업이 중상류층이다. 나는 미디어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이런 사람들은 미디어와 여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무리 진보 성향이고, 평등한 사회를 원한다고 해도 자기 잇속을 먼저 챙기는 게 사람이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여론, 관심사를 형성할 수 있는 중상류층을 경계해야 한다고 느꼈다. 매우 중요한 직업이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기제라고도 본다. 네 번째로는 하류층을 위한 우대정책을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우대정책이 있어도 중상류층을 따라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나는 공정보다 평등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존 롤스가 말한 ‘불공정한 평등’도 존재한다고 본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빈부격차는 줄어야 하지만 난 남들보다 잘 살아야 하고, 학벌주의는 없어져야 하지만 내 자식은 인서울 해야 하고, 부동산 값은 잡아야 하지만 내 집 값은 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모순적인 사회 분위기는 어디서 기인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점점 돈을 최고 가치로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 우리나라 계급 격차를 간접적으로 느낀 건 주식과 비트코인이다. 도박이라고 생각하던 옛날 인식이 변해서 개미투자자가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임금과 단순 저축으로는 절대 중상류층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개미투자자가 는 것 같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기술에 대한 믿음보다 인생 역전을 노리는 일종의 로또라고 생각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젠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으면 중상류층의 단단한 유리바닥을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기울어질수록 공은 더 빠르게 굴러간다. 최대한 일찍 바로잡아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수직이 되면 공은 추락하고 양극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섞일 수 없다. 그건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상류층만의 사회에서 또 계급이 분화될 것이고 우월감, 안정감을 느끼던 중상류층도 박탈감을 느낄 것이다. 한국의 계급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선 중상류층이 문제를 인지하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떠한 가치보다 돈이 우선인 사회를 바라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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