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들보다 늦게 대학에 입학했다. 23살, 주변 친구들은 취업 준비하고 졸업을 앞둔 나이에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셈이었다. 나한테 늦은 건 키즈 모델, 고등래퍼밖에 없다! 라고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마음 깊은 곳에선 걱정과 불안이 많았다. 단 1초라도 공백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았고,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해야 할 것 같았다. 곧이어 이런 막연한 불안의 근원은 미래 설계의 부재에 있음을 깨달았다. 창의적대학설계 우수사례 공모전을 통해 대학 생활 로드맵을 설계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인생이 꼭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은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각각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DECO 프로그램, 대외활동, 인턴, 자격증 등의 목표를 세웠다. 나는 4번 문항 ‘대학 생활 로드맵’을 쓸 때 미래의 12월 31일의 내가 일기를 쓰는 형식으로 썼다. 목표를 이룬 미래의 나에게 몰입해서 쓰니 4년 동안의 길이 환하게 밝혀지는 기분이었다. 또한 성격과 적성, 꿈과 비전이라는 문항을 쓰는 과정에서 나라는 인간에 대해 더 들여다볼 수 있어서 뜻깊었다.
나는 인생이란 흰 모래사장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부단히 발자국을 남겨도 죽음이라는 파도 한 번이면 다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파도 한 번으로 사라지지 않는 발자국도 있다. 우리는 아마 그 흔적들로 기억될 것이다. 어떤 발자국이, 얼마나 남겨질지 모르므로 모든 발자국을 신중히, 많이 남겨야 한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밝혀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겠다. 어떤 파도가 날 휩쓸지 모르지만, 내가 남기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