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61505
작성일
2019.01.02
수정일
2019.01.02
작성자
bkkim6994
조회수
135

독서 / 김열규

독서 / 김열규 첨부 이미지

<독서>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읽기라는 부제가 달린 독서 에세이다. 저자는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한 석학으로 말년에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내려와 지냈는데, 평생의 독서에 대한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회고담처럼 풀어내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책은 우리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로 눈물을 배우고, <이솝 우화>로 웃음을 익혔듯이 자신의 삶의 궤적을 통해 독서의 방법과 내용, 사색을 풀어놓는다.

  책은 유년 시절, 아이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 노년 시절의 책읽기와 에피소드를 나누어 구성하였다.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와 어머니의 제문 읽는 소리로 이야기의 세계에 매료되었던 이야기, 소리 내어 읽기와 탐독의 즐거움도 소개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조선어 수업과 해방 후 본격적 문학 읽기 부분에서는 그가 얼마나 읽기에 몰두하였는지 알 수 있다.

  김열규 교수의 노년 시절의 농익은 책 읽기 부분을 살펴보자. 오래 읽어온 책, 두고두고 읽어온 책에는 손때가 묻어 있다. 손때만은 아니다. 읽고 읽어서 눈때까지 엉겨 있다. 그래서 옛 친구 같은 옛 책을 그는 반겨 맞는다. 예전에 밑줄 쳐둔 것이 거듭 정답게 느껴지는 것도 노년의 책 읽기다. 파스칼의 <팡세>, 릴케의 <말테의 수기>, 두보의 시집, 이들이야말로 옛 친구 같은 책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키케로가 노년을 보고, 죽음을 본, 그 달관을 눈으로, 그 노숙한 눈으로 책을 보고 글을 대하고 싶다는 저자의 나이 든 책 읽기는 절로 숙독이 되고 탐독이 된다고 한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다 읽었어.”라고 하는 말 그대로가 된다는 것이다. 책은 첫눈에 반하기보다는 묵은 된장 맛이며, 책의 향과 맛은 10, 20년을 두고두고 사귄 친구 같은 것이라는 저자에게 책보다 중요한 게 있었을까.

 

  이 책에서는 장르 읽기의 방법도 설명하고 있다. 시 읽기는 뜯어보고, 헤쳐보고 다시 한데 묶어보는 방법이 필요하다. 숲 속을 산책하듯이 오락가락,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멋을 부려보고 재미도 보아야 시 읽기가 즐겁다. 소설을 읽을 때는 사건, 인물 그리고 배경을 조목마다, 대목마다, 골고루 살펴야 한다. 그리고는 그것들이 때로는 서로 대조를 이루고 때로는 서로 보완을 하면서 어떻게 전체적인 구조를 구성하는지 분석해낼 수 있어야 한다. 비교적 까다로운 논설문 읽기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의 한 부분을 들어 주제문과 키워드 찾아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논설문 읽기는 결국 논설문을 잘 쓸 수 있게 할 것이다.

 

  저자가 책 읽기를 행복으로 여기며, 독서광이라 할 만큼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독자들은 공감하지 못할 수 있다. 책 읽기, 글 읽기는 미디어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리 흥미롭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종이책보다는 모니터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김열규 교수는 뭐라고 조언할 수 있을까. 독서가 괴롭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현실이기에 그도 읽기가 엔터테인먼드가 될 수 있어야 함을 언급했었다. 생활에 쫓기는 고달픈 사람들에게는 읽기 위주의 독서보다는 놀이 반 읽기 반의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 읽기는 우선 즐거워야하기 때문이다.

 

  김열규 교수는 가브리엘 마르셀과 에마누엘 레비나스의 저서들을 베갯머리에 놓고, 그들을 읽다가 잠들고 새벽에 눈 뜨는 대로 손길을 뻗쳐 책을 든다고 하였다. 노년기를 보내면서 그가 천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자연과 책이었다고 한다. 그에게 읽기는 삶 그 자체였다

 

  묵은 책 냄새가 나는 서재에서 평온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책을 든 노 교수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것인가 하면 저게 보이고 저것인가 하면 이게 나서는 우왕좌왕 답답한 인생에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 줄 만한 좋은책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독서>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교양도서 추천 - 기초교양대학 박산향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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