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59437
작성일
2018.11.05
수정일
2018.12.11
작성자
bkkim6994
조회수
157

사기열전 / 사마천, 김원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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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는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유명한 불멸의 고전이다.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서로 <사기>위에 놓을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열전>이다. <열전>은 매우 방대한 분량의 <사기>의 절반을 차지하며, <사기>의 가장 명편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열전>에 실려 있다. 그러니 <열전>만 읽어도 사기를 어느 정도 섭렵했다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열전>은 모두 70편으로 <백이 열전>부터, 맨 마지막인 사마천 자신의 자서전에 해당하는 <태사공 자서>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 인간 군상의 일대기를 시대 순으로, 유형별로 수록하였다. 이를 보면 중국 기록사의 시원에 해당하는 은나라 때부터 사마천 당대인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인물들을 통해 중국사의 전모를 구성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이 든다. 즉 인물로 본 중국사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할에 주목한 사마천 특유의 인물사관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열전>에는 개개인에 얽힌 일화가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매우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기록되어있다. 또한 일화 말미에 편찬자인 사마천이 "태사공왈太史公曰" 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논술한 사평史評 또한 인간사의 복잡 심오한 화두를 던지고 있어 주목해 볼 만 하다. 예컨대 <열전>의 첫머리에 수록된 <백이 열전>에는 은나라를 정벌하러 가는 주나라 무왕의 말고삐를 붙들고 "신하로써 임금을 정벌하는 것은 의가 아니다."라며 간언하고 결국 주나라가 천하를 차지하자 수양산에 들어가 <채미가采薇歌>를 부르며 굶어죽은 백이伯夷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그런데 이에 대하여 사마천이 던지는 화두는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백이는 과연 불의한 세상을 원망하며 죽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논어>에서 공자가 백이에 대해 "백이는 인을 추구하여 인을 얻었을 뿐이니 무슨 원망이 있었겠는가?"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마천은 백이가 죽어가며 부른 <채미가>의 가사를 음미하며 공자의 평과는 달리 불의한 세상을 한탄하며 죽어간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읽어낸다. 그리고 "백이와 같은 선인善人은 결국 굶어죽었고, 도척盜?과 같은 악인惡人은 부유하게 살다 천수를 다 누리고 죽었으니 그것이 천도天道라면 그 천도는 과연 옳은 것인가?"라며 인간사의 보편적인 문제, 과연 '올바름'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인간을 생과 사의 기로에 세웠을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문제를 제기한다. 그저 정의正義로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의 복잡함이며, 정의에도 사람 수만큼 많은 정의가 있는 것이 인간사의 다단함이다. <열전>의 인물들은 한 가지 기준으로 줄 세울 수 없는 수많은 삶을 제각기 펼쳐 보이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김원중의 <사기 열전>은 대중서로서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서 읽기 쉽게 번역되었다. 한문 원문의 난해한 표현을 현대어로 쉽게 풀이한 윤문도 읽기에 낯설지 않으며, 꼭 필요한 주석만 적절하게 달아서 읽는 흐름을 해치는 것을 최소화하였다.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원숙한 번역이다. 학생들이 이 책을 읽으며 <열전>의 수많은 인물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교양도서 추천 - 기초교양대학 박정아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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