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59436
작성일
2018.11.05
수정일
2018.11.05
작성자
bkkim6994
조회수
158

맹자 / 맹자, 박경환 옮김

맹자 / 맹자, 박경환 옮김 첨부 이미지

<맹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맹가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다. 전국시대에 그의 사상은 크게 쓰이지 못했지만 그가 설파한 말들은 제자들에 의해 대단히 상세하며 현장감이 넘치게 기록되어 전승되었고, 한대와 송대를 거치며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중일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에서 정치적, 사상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대단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특히 송나라 때는 주자에 의해 논어, 대학, 중용과 함께 사서四書로 명명되어 유가 학술문화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부상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맹자는 매우 일찍부터 수입되었고, 주자학이 학문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조선 중기 이후로는 원산지인 중국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권위를 지닌 책으로 존중받았다.

 

근대 이후 서양문물이 세계를 제패한 이래 100여 년 동안, 맹자를 비롯한 과거의 중요한 고전들은 그 권위를 잃고 사문死文이 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현실을 모르고 떠드는 고리타분한 소리를 일컬어 "공자 왈 맹자 왈 한다."며 비아냥거림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해버린 요즘이다. 시대가 달라지고 정치, 학술, 문화의 모든 장이 상전벽해가 된 오늘날, 맹자가 설파한 말들이 현실적인 힘을 갖지 못하는 것이야 이상할 일이 아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 우리의 과거처럼, 과거 그토록 존중받았던 논어, 맹자와 같은 그때의 책들이 해묵은 고서 더미 속에 파묻혀 잊히는 것도 어쩌면 굽이굽이 휘돌아 도도히 흘러가는 역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맹자를 한 번 펼쳐보면, 각국이 권력과 이익을 차지하려 각축하던 전국시대의 지옥도에서 '올바름'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현실정치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열렬히 고민한 한 지식인의 치열한 삶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이익''올바름'이 서로 배반하고 맞부딪히는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여전히 마주하는 우리에게도, 시대와 문화의 간극을 넘어 여전히 유효하다. 맹자의 첫 장은 그가 양혜왕에게 유세하러 가서 나눈 대담으로 시작한다. 여기는 임금이 이익만을 좇으면, 그 아래의 대부들과 백성들도 모두 자기 이익만을 좇아 결국에는 나라가 결딴날 것이며, 임금이 인의를 좇으면 대부와 백성들도 인의를 좇아 결과적으로 나라가 부강해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왕과 대부와 백성들이 서로를 배반하여 권력의 전복과 이반이 숱하게 일어나던 전국시대의 풍속을 반영하여, '올바름'이야말로 도탄에 빠진 시대를 구원할 제일의弟一義임을 주장한 말이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사회적 '올바름' 이른바 '정의'가 그 가치와 효용을 잃어버리고 그저 나만 잘 사는 것이 지상至上의 가치가 되어버린 오늘날의 풍속에도 역시 시사하는 점이 크다. 그렇다면 과연 맹자는 오늘날 그저 고리타분한 꼰대의 훈계, 오래된 옛이야기에 불과할 것인가?

 

박경환의 <맹자>는 대중서로서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원문을 지나치게 윤색하지 않고 그 본래 의미를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 노력의 흔적이 역력하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친절함과 상당한 순도로 보존된 원문의 오리지널리티가 함께 녹아있는 번역이다. 독자들이 역자의 이러한 고심어린 번역을 함께 따라가며 수천 년 전 전국시대를 살아가며 '올바름'의 정치를 추구했던 맹자의 치열한 고민도 함께 느껴보기를 권한다.

 

 

교양도서 추천 - 기초교양대학 박정아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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