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52653
작성일
2018.05.14
수정일
2018.05.14
작성자
강나연
조회수
180

타인의 고통 /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 수전 손택  첨부 이미지

타인의 고통    

                                                                                    수전손택

 

스펙터클화의 일상으로 소비되는 타인의 고통 앞에서 우리는 

 

 우리의 편안함이 타인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좀더 숙고해 보는 것으로도  수전 손택(Susan Sontag, 1933-2004)의 이 책은 울림이 있다. 예술평론가이기도 하고 소설가이기도 한 그녀는 <<해석에 반대한다>>(1966)라는 평론집에서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라는 도발적인 문제들을 제기한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극작가 영화감독, 문화 비평가, 사회 운동가 등으로 끊임없이 변모한다.
 이 책은 9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감사의 말이 덧붙여 있다. 25년 전에 발표된 <<사진에 관하여>> (1977)와 이어지는 저서이기도 하다. 이미지가 사용되는 방식과 그 의미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한다. 전쟁의 본성, 연민의 한계, 양심의 명령 등까지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이라크 전쟁 전후의 현실 정세에 대한 지적 개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담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1933)에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전쟁은 남성의 유희라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전쟁을 도덕적 괴물의 반응이라고 지적한다. 에른스트 프리드리히는 <<전쟁에 반대하는 전쟁!>>에서 얼굴에 큰 부상을 입은 병사의 얼굴을 충격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쏟아지는 전쟁에 대한 뉴스, 사진 등의 정보에 어떻게 반응해야하는가 문제는 이미 19세기 말부터 쟁점이 되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지켜본 현대적 의미에서 최초의 전쟁은 스페인 내전(1936-1939)이다. 파시즘이라는 재앙에 맞서는 전쟁의 이미지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인간이 고통 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하다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술하고 있다. 고야는 <<전쟁의 참화>>(1810-1820)에서 총 83장의 동판화를 연작하였다. 스페인을 침략한 나폴레옹 군인들의 잔악한 행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초의 전쟁사진 작가로서 로저 팬턴은 크림전쟁을 처음으로 담았다. 잔혹한 사진들은 리얼리즘의 이름으로 모두 용인되었음을 인식하였다. 1950년에 파리에서는 로베로 두아노가 찍은<시청 앞에서의 입맞춤>이 두 남녀가 일당을 받고 고용되어 연출한 사진임이 밝혀진다. 여기에 사진 작가들이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적 성실성을 지니려면 도덕적 진정성이 핵심이라고 언급한다. 보여줄 수 있는 것과 보여줘서는 안되는 것으로 에디 애덤스의 <처형당하는 베트콩 포로>(1968)이 있다. 이는 눈 앞에서 총으로 뇌를 관통하는 그 순간을 담은 것이다. 저널리즘의 이러한 관행은 식민지의 인종을 구경거리로 만들던 백년 묵은 관행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전쟁은 탈선이며, 비록 어렵기는 하지만 평화는 규범이라는 확신을 한다.
 이 책은  플라톤의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단련하기, 무감각한 사람으로 만들기, 구제받지 못할 존재의 과정을 들고 있다. 전쟁 사진으로, 사람들은 주목하거나 무감각해져 버리거나 된다는 것이다. 그것과 관련하여 워즈워드의 <서정 가요집>(1800년)의 서문에  감수성 붕괴에 대한 안타까움을 인용하고 있다. 1860년 초 보들레르의 일기에는 인간의 사악함이 매일 신문에 실리는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침 식욕이 돋우진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침을 먹는다는 일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점점 더 전쟁 자체를 하나의 구경거리인 스펙터클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전쟁을 체험하기 위한 전쟁관광도 있으니 말이다.
 타인의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 인정하고 그 자각을 넓혀가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시리고 먹먹한 이미 죽은 자들과 유일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기억(타인의 고통을 잊지마)이다. 정치적인 이유이든지, 종교적인 이유이든지 간에 전쟁의 불필요성은 여전하다. 따라서 사색보다는 기억에 더 많은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저자의 역설에 울림 있는 하나의 반향이 되어보기를 권한다.

추천- 권경희 교수 ( 기초교양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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