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52645
작성일
2018.05.14
수정일
2018.05.14
작성자
강나연
조회수
109

수이전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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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전  

미상 지음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기 싫어 집 앞에서 머뭇거린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사랑하는 연인을 주머니에 넣어 아무도 모르게 집 안으로 들이고 싶은 상상을 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삼국 통일의 주역 김유신(金庾信)이 길을 가다가 어떤 나그네를 만났다. 나그네는 잠시 쉬는 동안 품속에서 대나무 통을 꺼냈고 거기에서 작고 예쁜 여자가 나왔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인은 다시 대나무 통으로 들어가고 나그네는 대나무 통을 다시 품속에 넣고는 길을 걸었다. 김유신은 기이한 그 광경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었다. -<죽통미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 유형은 계속 진화한다. 그렇다면 우리 문학에 확인되는 이 유형의 최초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유학생 최치원(崔致遠)은 중국 당나라로 유학을 가 빈공과에 급제한 후, 율수현(지금의 중국 양주와 남경 사이에 있던 지역)의 현위 벼슬을 맡았다. 현에는 초현관이 있었는데 그 앞에는 쌍녀분(雙女墳)이라는 무덤 하나가 있었다. 어느 날, 최치원이 그곳을 방문해서 한 편의 시를 읊었는데, 그날 밤 무덤의 주인공인 팔랑과 구랑이 최치원을 찾아왔고 세 사람은 즐거운 하룻밤을 보냈다. -<최치원>

  위에서 소개한 두 이야기는 『수이전(殊異傳)』에 실려 있는 <죽통미녀(竹筒美女)>와 <최치원(崔致遠)>이라는 작품이다. 『수이전』은 특이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집필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작자, 집필 시기, 수록 작품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여전히 미지수이다. 현재 대략 14편 정도가 알려져 있다.

 『수이전』에는 사랑하는 여인을 보지 못하자 죽어서 영혼이 되어 만나러 간 최항, 존귀한 여왕을 사모하다 불이 된 미천한 신분의 지귀, 남자의 고귀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호랑이 처녀, 중국에서 신라로 순간이동을 하는 보개의 아들 장춘 등 오늘날 우리가 환상성(Fantasy)이라 칭하는 다양한 문학적 양상들이 등장한다. 이런 면에서 『수이전』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 못지않은 한국 환상문학의 원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 - 정규식 교수 ( 기초교양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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